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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우_꿈

 | 담담
2009/11/18 06:44


카페 알파의 에피소드 중에, 놀러온 코코네와 뜨끈한 물이든 비닐 주머니를 안고
집앞 뜰에 자리를 깔고 누워 유성우를 보는 장면이 있다. 유성우라는 말을 그때
처음 알게되었는데, 오늘 새벽에 유성우를 볼 수 있다는 뉴스에 만화 정도는
아니겠지만 꽤나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별 구경이라니..' 평소 이 부분은 포기하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잠자리에 누워, 차를 몰고 북악스카이웨이를 가볼까 하고 고민을 조금 하다
'새벽녘에 눈 뜨면 집 앞에나 나가보자' 정도에 생각이 머물 즈음 잠이 들었다.

꿈을 꾸었다. 그 꿈의 앞자락은 뭔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었던 느낌만이 기억난다.
어딘가를 가야했었던 것 같고 나는 섬안에 있었던 것 같았다. 기저에서 꿈틀대던
모든 것들이 생으로 까발려지는 종반부의 '남한산성'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어쨓든 그런 곤란한 꿈의 앞자락을 지나 잠이 깨기 직전의 뒷자락은 기억이
난다. 고민고민을 하다 결국 집을 나서기로 마음을 먹고 신발을 신으려는데
황일성 촬영감독과 임권택 감독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거다. 조금 당황하여 마루에
서있는데 임권택 감독이 내 팔짱을 끼고 다정히 방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집에서 돼지 갈비찜 같은 음식을 가져오셨는데 방안에 있던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었던 듯
그 음식의 명성에 추임새를 넣고있다. 음식은 그저 구경만하고 먹지는 못했다.

눈을 떠보니 5시가 막 넘은 시각이었다. '유성우...'
6시에 마무리 된다고 했던 기사를 떠올리며 부스스 일어나 옷을 입고 집을 나왔다.
아파트 현관을 나가며 '서울에서 별 구경이라..' 라는 생각을 되뇌었다.

높다란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깜깜한 밤하늘엔 유일하게 알고 있는 별자리인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팔을 올려 가로등을 손으로 가리니 가까운 빛 때문에
보지 못했던 별들이 하늘 가득 드러났다.
'장관이네...'

가로등을 가렸던 팔을 내리니 별 빛은 사라지고 희미해졌다.
30분 정도 동네를 서성이며 팔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동쪽하늘을 바라봤지만
결국 유성우는 볼 수 없었다. 새삼 감동스럽게 다가왔던 별빛을 뒤로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얼었던 몸이 이불 속에서 녹아 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2009/11/18 06:44 2009/11/18 06:44
Posted by m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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